기술로 금융 사각지대 해소할 예비창업팀 발굴
전국 431개팀 뚫고 12개팀 통합본선 진출...후속 창업지원
본선 우수 6개팀 실리콘밸리로...글로벌 네트워크·사업모델 고도화
금융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졌지만 모두가 그 편리함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고령층과 장애인, 외국인, 소상공인 등은 여전히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장벽을 마주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아이디어도 쏟아지고 있지만, 이를 고객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사업모델로 발전시키는 과정은 쉽지 않다.
한국핀테크지원센터와 카카오뱅크가 함께 운영하는 'FIN:NECT(핀넥트)'는 이 같은 금융 사각지대를 기술로 해소할 창업팀과 핀테크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사업이다. 2023년 카카오뱅크의 기부금을 재원으로 시작해 포용금융과 금융범죄 예방 등 금융사회 안전망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FIN:NECT는 예비창업팀을 발굴하는 'FIN:NECT 챌린지', 금융사회 안전망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FIN:NECT 이노베이션 스쿨', 투자유치와 해외 진출을 돕는 'FIN:NECT 데모데이'로 구성된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사업화, 금융회사 협업과 해외시장 진출까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지원하는 구조다.
경기콘텐츠 진흥원 랩 별똥별에서 진행된 경기,인천,강원권 지역예선 현장 /사진=한국핀테크지원센터 제공
이 가운데 FIN:NECT 챌린지는 금융과 인공지능(AI) 분야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예비창업자를 찾는 출발점이다. 올해 챌린지에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예비창업자 등 총 431개팀이 지원했다. 지난해 프로그램에는 110여개팀이 지원했지만 올해는 약 4배 증가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예비창업자를 발굴하는 운영 방식도 FIN:NECT 챌린지의 특징이다. 지역별 거주지나 대학, 사무실 소재지 등을 기준으로 참가 권역을 나눠 수도권에 집중되기 쉬운 창업지원 프로그램의 범위를 전국으로 넓혔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50개팀이 전국 5개 권역에서 지역예선을 치렀으며, 이 가운데 금융 분야 4개팀과 AI 분야 8개팀 등 총 12개팀이 오는 27일 NEST 광진에서 열리는 통합본선에 진출했다.
금융 사각지대 해소하고 AI 생활서비스 발굴
FIN:NECT 챌린지는 금융과 AI 등 2개 트랙으로 운영된다. 기존 금융 분야에 AI 분야를 추가해 예비창업자가 도전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넓혔다.
금융 트랙은 금융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춘다. 고령층을 위한 간편 금융서비스, 장애 유형을 고려한 비대면 금융서비스, 소상공인 금융지원 플랫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에서 진행된 경상권 지역예선 현장 /사진=한국핀테크지원센터 제공
비대면 금융환경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문제도 다룬다. AI 기반 금융사기 탐지, 디지털 금융 이해력을 높이는 교육 플랫폼, 비대면 본인인증 솔루션 등 금융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한다.
올해 신설된 AI 트랙은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와 사업모델을 대상으로 한다. 맞춤형 상품 추천이나 생성형 AI 광고 제작 도구부터 업무 자동화 AI 에이전트, 개인 건강관리, 정신건강 모니터링, 취약계층 대상 AI 교육까지 산업과 생활 전반을 대상으로 한다.
두 트랙의 경계가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니다. 금융사기 탐지와 신용평가처럼 금융 문제를 AI로 해결하거나, AI 서비스를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결제와 금융 데이터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금융과 AI를 각각 하나의 산업으로 보기보다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창업 자원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초기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와 사업으로 연결
FIN:NECT 챌린지는 일회성 아이디어 경진대회와 다른 운영 구조를 갖췄다. 참가팀을 선발하고 순위를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초기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와 사업모델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지원한다.
지역예선에 진출한 50개팀에는 1인당 10만원, 팀별 최대 50만원의 활동지원비를 제공했다. 참가팀은 이를 활용해 프로토타입 제작과 사용자 조사, 서비스 검증 등을 진행할 수 있다.
AI·핀테크 산업에 대한 기초 교육과 트랙별 아이디어 발굴 교육도 운영한다. 통합본선에 진출한 12개팀은 사업화 심화 교육과 함께 팀별 전문가 온라인 멘토링을 네 차례 받는다. 초기 아이디어의 목표 고객과 시장을 다시 정의하고 서비스 기능, 수익모델, 사업화 전략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참가팀의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기준도 문제의 중요성과 서비스의 차별성뿐 아니라 실제 구현 가능성과 사업화 가능성에 맞춰져 있다.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아이디어라도 해결하려는 문제가 모호하거나 목표 고객이 뚜렷하지 않으면 사업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부터 점자 송금까지...본선 오른 12개 아이디어
통합본선에 진출한 12개팀의 아이디어는 금융 안전망과 금융 접근성, AI 헬스케어와 생활서비스 등으로 다양하게 분포됐다.
금융 분야에서는 'We:Cover'가 중증질환 진단 이후 필요한 금융·행정 절차를 알려주는 AI 체크리스트 서비스를 제안했다. 'SensAble'은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의 6점 점자를 이용해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핀세이프'는 금융사기 피해 발생 이후 신고와 피해 구제, 일상 회복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원하는 에이전트를, '월급술사'는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의 현금흐름을 분석해 월급처럼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 호남,제주권 지역예선 현장 /사진=한국핀테크지원센터 제공
AI 분야에서는 금융 안전과 취약계층 지원을 결합한 아이디어가 다수 본선에 올랐다. '아잠스'가 여행자보험 약관을 AI로 분석하고 사고 발생 시 대응 방법을 안내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라스트마일'은 자립준비청년의 금융생활을 지원하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멀티에이전트 솔루션을 제안했다.
금융범죄 예방에 AI를 접목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보이스피싱방범대'는 음성과 영상 등 여러 정보를 함께 분석하는 멀티모달 온디바이스 AI로 금융사기를 예방한다. '멋쟁이 미어캣'은 가족의 목소리를 사전에 인증해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딥페이크 음성을 탐지하는 방식을 택했다.
AI의 활용 범위는 금융에 머물지 않았다. '홈투게더'는 고령층과 청년을 연결하는 세대통합 주거 매칭 서비스를, 'AiDER'는 AI를 이용한 피부질환 선별과 연속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Yarr'는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한 AI 정서관리 서비스를, '영양대학'은 식사 전에 이용자에게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AI 영양 큐레이션 플랫폼을 제시했다.
아이디어를 MVP로...단계별 고도화 지원
본선에 오른 12개팀은 지난 7월 20일부터 두 번째 아이디어 고도화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사업화 심화 교육과 함께 각 팀에 배정된 전문가로부터 네 차례 맞춤형 온라인 멘토링을 받는다. 멘토들은 참가팀의 문제 정의와 목표 고객, 서비스 구조, 데이터 활용 방식, 시장 진입 전략 등을 점검한다.
AI 서비스 개발과 자료 제작을 돕기 위해 팀마다 '클로드(Claude)' 프리미엄 팀 플랜 계정도 지원했다. 참가팀이 생성형 AI를 시장 조사와 서비스 설계, 프로토타입 제작 과정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통합본선은 오는 27일 오후 1시부터 NEST 광진에서 열린다. 본선 진출 12개팀을 비롯해 심사위원과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카카오뱅크, 지역 협력기관 관계자 등 60명 안팎이 참석할 예정이다. 각 팀에는 발표 12분과 질의응답 8분 등 총 20분이 주어진다. 최종 순위는 심사위원 5명의 현장 발표 평가 90%와 멘토링 참여도 등 정량평가 10%를 합산해 결정한다.
멋쟁이사자처럼에서 진행된 서울권 지역예선 현장 /사진=한국핀테크지원센터 제공
금융 분야는 MVP 완성도에 가장 높은 30점을 배정한다. 문제 정의 및 혁신성, 시장성과 수익성, 금융 현장에서의 실무 적합성도 함께 평가한다. AI 분야 역시 서비스 완성도가 30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기술성, 데이터 적정성, 기술 확장성을 살펴본다.
본선에서는 대상과 우수상, 장려상을 각각 2개팀씩 선정한다. 나머지 6개팀에는 입상이 주어진다. 총상금은 2600만원으로 대상은 팀당 500만원, 우수상은 300만원, 장려상은 200만원, 입상은 100만원을 받는다.
수상팀에는 상금 외에도 후속 창업지원 기회가 제공된다. 한국핀테크지원센터가 운영하는 디지털 금융기술 내재화 사업과 핀테크 큐브 입주 심사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으며, AWS 크레딧 바우처 등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우수 6개팀, 실리콘밸리서 글로벌 역량 키운다
FIN:NECT 챌린지의 지원은 통합본선 이후에도 이어진다. 대상과 우수상, 장려상을 받은 6개팀은 팀당 최대 2명씩 실리콘밸리 해외 프로그램에 참여해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참가팀은 출국 전 사전 교육을 통해 글로벌 시장과 실리콘밸리의 비즈니스 환경을 학습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자신의 서비스와 사업모델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높이고, 현지 창업자 및 기업 관계자와의 교류에 필요한 준비도 진행한다.
현지에서는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인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26'을 참관한다. 참가팀은 다양한 스타트업의 서비스와 사업모델,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살펴보고 현지 기업과 창업가,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들과 교류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구상한 아이디어를 해외시장 관점에서 다시 점검하는 기회도 얻는다. 참가팀은 현지 관계자들과 서비스가 해결하려는 문제와 목표 고객, 시장 진입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국내와 해외시장의 차이를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형성한 네트워크는 향후 해외 협력 파트너 발굴과 글로벌 사업 확장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에서 얻은 정보와 피드백은 참가팀의 사업모델과 아이디어를 고도화하는 데 활용된다. 목표 고객과 서비스 구조를 다시 살펴보고 해외시장에 적용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기능과 현지화 요소, 시장 진입 전략 등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해외 프로그램 이후에도 참가팀의 후속 성장을 지원한다. 오는 12월 10일 열리는 성과공유회에서는 우수팀이 통합본선과 해외 프로그램을 통해 발전시킨 사업모델과 후속 성과를 발표한다. FIN:NECT 이노베이션 스쿨과 데모데이 참여기업도 함께해 예비창업자와 선배 핀테크 기업 간 교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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